한국에는 다양한 개발자 부트캠프가 존재한다. 더군다나 나라에서 인력양성을 목적으로 지원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국비교육"인 셈이다.
슬프게도 이러한 국비교육 중에서는 CRUD 게시판만 구현을 하고 끝나는 경우가 다수이다. 물론, 아얘 노 베이스에서 간단한 조건/반복문을 사용하는 방법부터 해서.. API와 RDBMS를 이용하는 것 까지, 이걸 6개월 안에 소화를 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고, 결과물을 만들었는데, 취업시장에서는 자기 자신 또한 흔하디 흔한 양산형 포트폴리오임을 보고 나서 한탄을 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치열해진 개발자 시장에서 차별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비록 탈락했지만) 면접에서 "왜 이 도구를 사용하였어요?" 라는 질문에 나름 암기하거나, 대략 이해한 체계를 머릿속에 그리고 나서 답변을 하였지만.. 면접관은 이 보다 더 근본적인 답변을 원하는 듯 싶었다. 실제로 피드백을 받은 경우,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지식이 요구된다"라는 답장을 받고, 결국 CS지식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하는 역량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부트캠프를 하나 수료하기로 결심했다. 흔한 CRUD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곳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다는 감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곳은 크래프톤의 "정글"이다.
크래프톤의 정글,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다른가.. 하면 사실 꽤나 다른 점이 있다. 먼저, 숙박을 하면서 하는 곳이다. 용인에 있는 연수원에서 2인 1실로 약 5개월간, 하루 11-12시간 씩 몰입하는 환경 속에서 지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여기서 장벽을 느낄 수 밖에 없고, 나 또한 스스로 우려를 했지만.. 재수할 때도 1년을 이렇게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무사히 버티기로 스스로 약속을 했다.
커리큘럼도 상당히 다르다. 물론, 여타 캠프처럼 최종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Pintos 라는 스스로 직접 "운영체제"를 설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당연히 C언어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고, 어렵다는 포인터라는 개념도 제대로 숙지해야 할 것이다. 비록 간단한 shell 환경에서 실행되는 os를 만드는 거겠지만, 여때까지 운영체제 위해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이 프로그램이 물리적 공간에서 어떻게 자원을 할당해야 하는지 운영하는 시스템(os)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과제일 것이다.
이전 기수의 최종 프로젝트들도 열람이 가능한데, 기존의 CRUD나 git협업 정도와는 다른 깊이가 있다고 느꼈다. 실제로, 백터화 연산을 활용하거나, SaaS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거나, 트래픽을 추적해서 이를 분석하는 대시보드를 만들거나.. 더욱 기술적 난도가 높은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원서 재출하기, 그리고 시험보기
지원서를 재출해야 한다. 여기서 자소사라 할 수 있는 몇가지 항목이 있는데, 수 백자 수준으로 압축해서 전달을 해야 한다. 나의 경우 노 베이스로 독학해서 Unity로 게임을 만들고 발매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수 차례 고쳐가면서 작성을 하였다. 정글이 자기주도 몰입형 학습인 만큼, 스스로 그렇게 할 역량이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지원서를 재출하면, 학습자료가 제공되고 이를 바탕으로 과제(시험)을 보게 된다. 내용은... 공개적으로 말을 할 수 없지만, 학습자료를 바탕으로 응용을 어느정도 할 수가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어느정도 베이스가 있는 상태에서를 말하는 거고, 정말 생짜로, 코딩의 코짜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1주일의 학습기간이 지옥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1차 합격, 그리고 면접

얼마 후, 메일이 왔다. 1차 합격이라는 메일이다. 제목에는 입학시험 합격 안내.. 라고 하였지만, 사실 여기서 상당 수준의 서류 필터링도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매번 탈락 소식을 접했던 나에게는, 컴컴한 구름 틈에서 나오는 가느다란 햇빛을 보는 기분이었다. 당연 1차 합격인 만큼, 2차 전형인 "면접"을 보아야 한다. 비대면이며, 나를 포함해 3명이 면접이 동시에 1시간을 면접을 본다.
무려 한 사람에게 20분 가까운 시간을 할당을 하여서 질문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면접도 수행을 해야 할 것이다. 면접 준비를 위해, 구글링으로 여러 후기들을 훑어보고 연습을 하였다. 아쉽게도 그들도 대외비라는 성격 상, 구체적으로 정보 제공 보다는 후기 수준의 글이 많았다. 그러나 그 후기들을 보면, 구체적으로 CS지식을 물어보기 보다는, 재수 학원과 같이 밀도 높은 환경 속에서 스스로 해 낼 수 있는지, 또 그러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본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였다.
나 또한 유사한 면접 경험을 하였다. 학습 계획, 어떠한 마음가짐인지.. 약간의 CS 지식을 테스트 하는 질문도 있었는데, 이전 과제(시험)에서의 스크립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듯 했다.
최종 합격

면접을 본 후 다음 주.. 결과가 나왔다. 두둥! 최종합격. 수 많은 탈락을 경험한 나에게, 비록 취업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감을 충전해주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파이썬(교육과정 초기에 비중있게 사용한다), 그리고 C언어, 경우에 따라서는 Pintos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지낼 듯 하다.
앞으로 만날 동기들과 함께 화이팅 하고, 무사히 저 거대한 파도를 넘기면서 보람을 느끼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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